[신용대출 경험기] #3화 광고비만 924억원. 케이블 광고의 주인공은? 

저축은행, 대부업체 다 거기서 거기 아니에요? 

 

광고 시장에서 대부업체들은 계속된 논란의 대상이었다. 한때는 유명 연예인들이 모델로 출연하기도 하여 ‘대부업체 광고 연예인’의 리스트가 비난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또한 소비자의 뇌리에 박힐 만한 여러 카피 문구나 CF 노래가 소위 히트하기도 하였으며 심지어 유명한 캐릭터도 탄생하였다. (ㅅㅇㅅㅇ ㅅㅇㅁㄴ, 걱정 마세욧!)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나도 케이블 TV 좀 봤다’ 싶은 시청자라면 그것이 정확히 대부업체인지 모르더라도 몇몇 업체나 상품의 이름을 술술 나열할 수 있을 정도이다. 여러 논란 끝에 대부업법이 차례로 개정되어 공중파에서 퇴출되었음은 물론 지금은 케이블TV에서도 주요 시간대에 대부업체의 광고가 금지되었다. 얼마나 TV에서 대부업 광고가 많이 나왔을까를 찾아보니 2015년 기준 9개 대형 대부업체의 전체 대출액은 5조5700억원이었는데 TV 광고비만 924억원에 달했다.*
출처: 하나대투증권 보고서   

 

고금리 대출
몇 번만 듣고 보면 흥얼거릴 정도의 대부업 CM송과 인기캐릭터들

 

대부업 광고가 이처럼 계속 여론의 비난에 시달리며 철퇴를 맞게 된 주된 이유는 비싼 금리 때문일 것이다. 잠재적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대부업 광고를 노출시켜 친근하게 만듦으로써 별 생각 없던 사람들마저 대부업의 대출상품으로 유인한다는 점도 큰 문제이지만, 금리가 저렴하다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었을까 싶다. 대부업의 법정 최고금리는 한때 연 66%에 달했고, 2007년부터 49% → 44% → 39% → 34.9%를 거쳐 차례로 인하된 것이 현재의 연 24%이다.

 

고금리 대출

 

매달 원금의 3% 이상의 금액을 이자로 내야 하는 지금도 상당히 부담되는 금리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경제관념과 경험이 아직 부족한 일부 소비자층이 심리적으로 친숙해진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사용한 후 고리의 늪에 허덕이게 되거나, 타 금융기관의 저금리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는 것이 대표적인 광고의 폐해일 것이다.

 

광고의 폐해.
저축은행, 대부업체, 사채업자.. 모두 다르다. 

 

흔히 대부업 광고를 ‘사채 광고’ 등으로 뭉뚱그려 지칭할 때에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를 통칭하기 마련이다. 물론 지난주에 살펴본 바와 같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축은행을 이용할 때에도 연 20%대의 고금리 상품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몇몇 대형대부업체가 국내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제2금융권에 진출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는 그 설립요건이나 운영형태, 준거 법률 등이 완전히 다르므로 먼저 대부업체의 정확한 정의와 범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금전의 대부나 추심을 목적으로 하는 영업 형태가 대부업이며, 대부업체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에 따라 영업소가 속할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등록하여야 한다. 전국의 대부업체는 현재 무려 9천개에 이른다고 하는데, 개인 업체가 그 중 7천여 개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의 통념상 소위 사채업자라 하는 사람들도 정식 등록을 하여 대부업법의 관할을 받는다면 법에서 정한 대부업자 및 대부업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TV 및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접하는 대부업체는 많아야 수십 개 정도이고 일반 소비자가 쉽게 접근 가능한 업체들은 그 정도 선에 그친다.

 

대부업을 지칭하는 표현으로는 ‘제3금융권’, ‘소비자금융’, ‘사금융’ 등이 있다. 정확한 명칭은 아니지만 대출 상담사나 중개 업체 등 관련 업계에서는 혼용하기도 한다. 반면 ‘사채’와는 보통 구별해서 쓰는데 ‘사채업자’는 보통 무등록 대부업자나 등록은 했지만 불법으로 영업 중인 대부업자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들은 현행 법정 최고금리인 연 24%를 준수하지 않고 폭리를 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연 몇 백 프로, 몇 천 프로의 이자“와 같은 충격적인 신문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는 모두 무등록 대부업자 즉 사채업자에게 빚을 졌다가 일어나는 경우이다. 

 

알려진 큰 업체를 이용한다면 법정최고금리 이상의 이자를 부담할 일은 절대 없다. 정식으로 금융당국에 신고를 한 업체는 홈페이지나 광고 하단에 법정 최고금리 안내 및 대부업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이 기재되어 있으니 이를 살펴보자. 또한 금융위원회에서 제공하는 등록대부업 통합조회서비스(02-3487-5800)를 이용하여 등록 여부를 직접 조회할 수도 있다.

 

고금리 대출
한국대부금융협회 홈페이지. 등록된 대부회사 조회, 이자율 조회 등을 제공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대부업체들이 모여 결성한 한국대부금융협회는 매 사분기마다 각 회원사가 실행한 신규 신용대출의 금리를 공시하고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평균 금리가 연 27%대이다. 거의 모든 신규 대출자가 현행법상 최고금리인 27.9%로 신용대출을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18년 2월 8일 24% 로 개정 전에는 27.9%가 법정 최고금리였다.) 필자의 경우도 역시 여타 금융권의 대출이 거의 없고 우량한 직군이 아니었기에 사실상 최고금리를 피해갈 수 없었다. 사실 여유가 이었다면 대부업체로 직행할 리도 없을 듯하다.

 

무섭게만 느껴지는 대부업. 순기능도 있을까? 

 

아마도 낮은 문턱을 그 장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신용등급 5~6등급은 물론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 기대출이 많은 자, 주부・무직자・대학생 등이 가장 대출을 받기 쉬운 곳이 대부업체이다. 물론 대부업체 신용대출은 저축은행에 비해서 한도가 적은 편이다. 보통 한 업체에서 3백~5백만원 이하의 금액이 나오며, 흔하게는 2~3군데, 최대 4군데 정도의 업체에서 동시 대출도 가능하다. 

 

대출금액은 이처럼 비교적 크지 않고 금리는 높지만 타 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제도권 내 최후의 보루로서 기능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기도 한다. 대부업체는 자꾸 법정 금리가 낮아지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대부업계가 더 꺼리게 되어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부업체도 담보 대출 등의 상품을 다루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대부업체의 주된 상품은 소액 신용대출이다. 필자가 경험해본 대부업체의 신용대출 절차는 저축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부업체의 인터넷 사이트에 대출 상담 및 조회를 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대출 과정이 신속하게 진행된다. 동의를 거쳐 신용조회를 하고 직업, 소득, 주거형태 및 소유 여부 등의 개인 정보를 물어본다. 대학생의 경우 부모의 직업, 소득, 거주지, 자녀와의 동거 여부, 전화번호 등도 확인하지만 부모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신분증 사본, 주민등록 초본 등의 기본서류에 소득증명서류, 주거래은행 3개월 거래 내역 등의 추가 서류가 필요한 것도 저축은행과 마찬가지이다. 접수와 서류 제출 완료 후 한도 산정 및 심사 과정은 저축은행에 비해서 조금 더 빠른 편으로 보통 반나절 안에도 대출금 송금까지 완료된다. 계약서는 보통 대출금 입금 후 등기로 받아 작성하여 다시 등기로 보내야 하는데, 일부 대형업체들의 경우 인터넷이나 앱을 통한 전자계약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오히려 디지털적인 시도를 더 먼저 더 많이했다는 점에서도 다시끔 의의를 생각하게 한다.
 

C군
필자는 대학생, 대학원생, 백수, 프리랜서 등 소득 증빙이 힘든 신분만을 끝내 15년간 유지하며 강제적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섭렵한 자칭 고금리 신용대출 전문가이다. 수많은 대출상품과 함께 한 지난 여정을 회고하며 본인처럼 힘든 사정을 갖고 있는 독자들에게 여러 도움이 되고자 핀다에 기고하게 되었다.
C군

C군

필자는 대학생, 대학원생, 백수, 프리랜서 등 소득 증빙이 힘든 신분만을 끝내 15년간 유지하며 강제적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섭렵한 자칭 고금리 신용대출 전문가이다. 수많은 대출상품과 함께 한 지난 여정을 회고하며 본인처럼 힘든 사정을 갖고 있는 독자들에게 여러 도움이 되고자 핀다에 기고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