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자! 경제이슈]강해진 유로화, 약해진 달러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이 끝난 이후부터 연말까지 달러 가치는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일 강세를 보여왔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미국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 기대도 잠시, 올해 초부터 달러 가치는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유럽 경기회복이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16개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WSJ달러 인덱스는 올해 1월2일(현지시간) 대비 8월9일 기준으로 7.47% 떨어졌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소폭 상승했지만 7월말 기준으로는 8.76% 하락했다. 이와 같이 달러화의 급속한 하락은 1986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반면 유로화 가치는 올해 초 대비 12.18% 상승했다. 9일 기준으로 1유로당 1.1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1.05달러에 불과했다.

 

유로 강세

WSJ달러 인덱스(출처=Marketwatch)

 

달러 약세, 트럼프 정부에 대한 실망

 

지난해 말만해도 미국 투자 관련 펀드가 인기였다. 지난해 11월에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한 미국을 꿈꾸며 미국 중심의 경제 정책과 공약을 내세웠다.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에 투자를 늘리고 고용 창출을 하겠다며 일제히 약속을 했다. 또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를 보다 잘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이에 투자기관 및 투자자들은 미국 투자 비중을 높이면서 미국 증시는 연일 강세를 보이고 달러 가치도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의 효과는 다음해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더 이상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부의 재정부양책과 세제개편 등의 경기부양 공약 실현성을 믿지 않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선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스캔들이 확산하면서 트럼프의 국정 장악력이 취임 초보다 약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탄핵 얘기가 언급될 만큼 트럼프의 입지는 약해졌다.

 

유로 강세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출처=Marketwatch)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는 유로존에 주목

 

환율은 명목 지수가 아니라 다른 통화의 가치와 연동되는 교환 비율이기 때문에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미국 내부의 요인 뿐 아니라 외부 요인인 유로화 가치 상승도 달러화 가치 하락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유로존의 경기회복으로 유로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유로존의 경제지표들은 긍정적이다. 실업률은 2009년 이후 저점으로 하락했다. 2분기 유로존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으며 제조업 지표도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한동안 경기 불황으로 유로 회원국 내에서 극좌 또는 극우세력의 장악으로 포퓰리즘이 우려됐지만 경기회복과 함께 이러한 우려도 사라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약화되고 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 대선 및 총선이 마무리됐으며 그리스도 3년만에 국채시장으로 복귀해 부도위기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지역 전반적으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안정화에 힘입어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 부양을 위해 2년 이상 지속해오던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CB는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매월 850억유로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며 돈을 풀었지만 올해 4월부터는 600억유로로 감소시켰다.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가 많으면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유통되는 화폐가 줄어들면 화폐 가치가 상승하듯이 ECB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유로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로 강세

 

유로화 강세 이어질 것으로 전망

 

해외 투자기관들은 유로화가 연말까지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단기적으로 조정이 진행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로화 가치가 1유로당 1.3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전망이 많다.

 

유로화 강세에 따라 유로존에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처럼 보이긴 하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는 것은 금물이다. 유로화 가치 상승과 함께 유럽 증시도 올해 상승세를 나타내긴 했지만, 최근 과도한 유로화 강세는 오히려 유로존 수출기업들에게는 수출 상품의 단가를 높여 악재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최근 독일 DAX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는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환율과 증시는 상관관계를 유지하지 않는다. 올해 지속적인 달러화 약세는 미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해 연말에 이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유미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에서 취재를 하고 글을 썼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유미

이유미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에서 취재를 하고 글을 썼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