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자!경제이슈]부자에게 세금 더 걷고, 서민 지원 늘린다

#세법개정이 내 주머니에 미치는 영향은?

 

8월 2일 기획재정부는 ‘2017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의 철학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는 세법개정안은 복잡하고도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직장인들이 내는 소득세뿐 아니라 법인세, 주식양도소득세 등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물론 세금공제와 세제지원 등의 내용도 담겨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돈을 많이 버는 사람과 기업에게는 좀더 많은 세금을 걷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목표를 읽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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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법개정안에서는 소득세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3억~5억 초과 구간이 새로 신설됐다. 이 구간 적용 세율은 현행 38%에서 40%로 인상하고, 기존 40%에 적용하는 5억원 초과 구간은 세율을 42%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 1996년 최고세율이 45%에서 40%로 낮아진 이후 20여년 만에 국내 소득세 최고세율이 40%를 넘게 된 셈이다. 이로 인해 내년부터 연 소득액이 3억원이 넘는 사람들에게는 기존보다는 조금 더 많은 세금이 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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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올해 연봉이 3억9200만원인 직장인은 현재 소득세가 1억1360만원이지만 내년부터는 100만원(0.88%) 늘어난 1억1460만원이 된다. 또 자영업자일 경우 가게에서 버는 사업소득과 다른 금융소득 등 총 종합소득이 연 10억600만원이면 소득세는 총 3억8470만원이 된다. 현재 소득세보다 1400만원(3.78%)가 증가한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20세 이하 자녀 2명을 둔 홑벌이 소득자의 증세 전후 세금 부담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기본공제가 600만원 적용됐다. 실제 가정 상황에 따라 정확한 세금은 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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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뿐 아니라 주식 매매를 통한 양도소득 과세도 개편했다. 코스피 기준으로 종목별 지분율 1% 이상 또는 종목별 주식보유액이 25억원 이상인 대주주를 대상으로 주식을 팔아 얻는 양도소득 과세를 강화했다. 현재 양도소득세율을 20%로 일괄 적용하고 있지만, 세법이 개정되면 양도소득액에서 과표가 3억원을 넘으면 25%의 세율이 부과된다. 적용 대상은 내년 4월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별 보유액 15억원, 2020년 4월 10억원, 2021년 4월에는 3억원 초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세율을 높이기 보다는 공제율을 낮췄다. 기존에는 상속세는 6개월, 증여세는 3개월 이내에 신고하면 세액의 7%를 상속·증여세액에서 공제를 했지만, 내년에는 이를 5%, 2019년 이후에는 3%로 낮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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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에게 지원은 더 늘리고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일반 서민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의 소득세율 표에서 보듯이 연 소득이 3억원 미만인 사람들은 적용되는 세율이 변하지 않았다. 주식양도소득 과세도 종목별 보유액이 1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회사 오너 관계자나 ‘큰손’이 아닌 이상 드물다.

 

정부의 이번 개정안 목적 중 하나가 서민·저소득층을 위해 쓰는 것이기 때문에 서민 대상으로는 세금 증가가 아닌 지원 확대가 적용됐다. 지원 중에서도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저소득 근로·사업자 가구에게 주는 근로 장려금은 지급액을 현행 77만~230만원에서 내년부터는 10% 높인 85만~250만원으로 책정했다. 또 연봉 7000만원 이하 무주택 근로자가 낸 월세를 연간 750만원 한도에서 세금 감면을 통해 돌려주는 월세 세액 공제율은 10%에서 12%로 높였다. 무주택자들의 집세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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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서민들의 도서 구입, 공연 관람 등 문화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7월부터 총연봉 7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도서 구입비와 공여니 지출에 적용되는 세액 공제율이 현행 15%에서 30%로 오른다. 전통시장 소비 촉진을 위해 올해와 내년 한시적으로 전통시장 사용금액에 적용되는 공제율도 30%에서 40%로 높이기로 했다. 

 

 

 

국회 통과 허들이 아직 남아
 

아직 이 세법개정안이 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입법예고,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9월 1일 정기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및 전체 회의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는 법인세를 높이는 내용도 담겨 있어 야당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세법개정안이 발표될 때마다 매번 논란이 되는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탈루 문제는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 직장으로부터 연봉을 받는 월급쟁이들은 근로소득이 대부분 원천징수되기 때문에 소득규모를 숨길 수가 없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이나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전문직 종사자들의 실제 소득을 국세청에서는 정확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세금 탈루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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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국세청이 탈루 위험이 높은 고소득 자영업자 960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신고한 총 소득은 1조5585억원이었다. 하지만 세무조사를 했더니 새로 드러난 소득은 1조1741억원이었다. 정상적으로 신고를 해야 할 소득 대비 신고를 하지 않은 소득 비율이 43.0%였다. 약 40% 이상을 실제 소득보다 낮춰서 신고를 해 그만큼 세금을 덜 낸 것이다. 이 때문에 고액 연봉자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유미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에서 취재를 하고 글을 썼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유미

이유미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에서 취재를 하고 글을 썼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