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스타트업만 4번…33살女의 ‘연쇄 창업 성공’ 스토리

온라인 금융상품 비교추천 플랫폼 ‘핀다’(Finda) 이혜민 대표 인터뷰

어떤 질문을 해도 막힘이 없다. 대학생처럼 앳된 얼굴과 표정인데, 사업 이야기 앞에선 진지하게 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창업이란다. 한 번도 어렵다는 사업에 네 번이나 도전해 성공을 이어온 서른세 살의 연쇄창업가 이혜민 ‘핀다’(Finda) 공동대표(33∙사진)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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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전 이 대표는 대기업 전략기획실에서 신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사업계획서를 검토해 투자를 결정하고 성과를 평가하는 일을 맡다 보니 자연스레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결국엔 ‘내 사업’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고 한다. 

“아무래도 대기업에서 하는 일이다 보니 투자 규모도 크고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많았어요. 전세계 규모로 사업을 하나 시작하면 작게는 몇십억부터 많게는 몇조짜리를 했으니까요. ‘큰 그림’을 배우는 건 좋았지만 사업 규모가 크니 진행 속도가 느려서 답답한 마음이 들었어요. 작은 일이라도 ‘내 사업’을 직접 해보고 싶었죠.” 

마침 이 대표 주변엔 실제로 창업에 도전해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인들이 많았고, 퇴사 전 이들을 통해 스타트업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었다. 투자 업무를 담당하던 경험을 살려 지인들의 IR(기업설명회) 자료나 피칭(투자 유치를 위한 발표)을 도와줬고, 가끔 경영에 대한 조언도 전했다.

사전 연습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 이 대표. 지난 2011년 스물여덟의 나이에 첫 창업에 도전, ‘글로시박스’를 설립했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정기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여러 종류의 화장품 샘플을 보내주는 것으로, 국내에선 최초로 등장한 ‘화장품 큐레이션’ 서비스였다. 창업 6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며 성공을 거뒀지만 이 대표는 1년 만에 대표직을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첫 사업은 독일의 한 벤처투자회사에서 100% 투자를 받아 시작한 거였어요. 그러다 보니 창업자에게 자율성이 별로 없었죠. 개발팀도 독일에 있어서 의사소통이 불편했고, 사업 방향을 신속하게 바꾸기도 어려웠어요.”

‘내 사업’ 임에도 불구하고 창업자의 권한이 제한적이라고 느낀 이 대표는 글로시박스에서 함께했던 세 명의 동업자들과 두 번째 창업에 나섰다. 아이템은 유아용품. 부모들에게서 입소문 난 유아용품을 글로시박스 모델처럼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사업이었다. 서울시와 제휴해 유기농 식재료를 유아식 조리법과 함께 보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면서 업계 선두주자로 떠올랐지만, 성장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이 대표의 발목을 붙잡았다. 

“유아용품을 보내주는 ‘베베엔코’의 경우 사업 초기부터 매출이 발생하며 흑자를 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출산모나 어린아이를 키우는 가정만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연간 4만명 이상의 고객을 만들기는 어려웠죠. 전 조금 더 큰 스케일의 비즈니스 모델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이 대표는 신사업개발팀에서 경험했던 ‘큰 시장’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때마침 글로시박스를 운영할 때 알고 지냈던 지인으로부터 글로벌 스타트업 운영진으로 동참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모바일 건강관리 및 다이어트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미국 스타트업 ‘눔’의 한국 대표를 맡아달라는 것. 이 대표로선 거부하기 힘든 제안이었다. 

“다이어트나 건강이 저 같은 20∙30대 여성에겐 항상 화두가 되는 이슈니까요. 주 고객층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고 잘할 수 있을 거란 자신이 들었어요. 3개월 정도 테스트를 거쳐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총괄하는 일을 맡았는데, 운영한 지 얼마 안 돼 앱 시장 다운로드 1위도 기록했어요.”

이 대표가 바라던 ‘큰 시장’에 도전하는 일이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있었다. 미국에 법인을 둔 회사의 한국 지부 대표다 보니 ‘내 사업’에 대한 갈증을 해결할 수 없었던 것. 이 대표는 “2년 반 동안 눔코리아를 잘 운영했으니 이제 내려놔도 될 때라고 생각했다”며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네 번째 창업 ‘핀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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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네 번의 스타트업에 도전한 이 대표. 쉬는 날 없이 바쁘게 지내다 보니 남편과 여유로운 신혼생활을 즐기기도 힘들고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도 어렵지만, “창업에 도전한 것만큼은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대기업에 있을 때 직원 6만명 중에서 가장 높은 직급에 올라있는 여성이 누군지 찾아본 적이 있어요. 우리 회사엔 없고 계열사 중 한 곳에 차장님이 딱 한 분 계시더군요. 그때 여성으로서의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안정적인 회사에 계속 있었더라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제 생각대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생활이라, 전 지금이 좋아요.”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조가연 기자 gyjo@bzup.kr 
사진∙영상 촬영 및 편집= 비즈업 백상진 기자

비즈업 조가연 기자 백상진 기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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