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a이야기] 콘텐츠의 유혹

기업은 상품을 팔지 않는다. 단지 유혹할 뿐!

 

나는 핀다(Finda)의 마케터다. 

마케터란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품을 전략적으로 홍보하고 소비를 유도하는 사람을 말한다. 마케터가 상품을 홍보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마케터의 역할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있다. 하지만 나는 핀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상품 홍보나 광고가  아닌,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글을 쓰고, 예쁜 사진을 찍고, 이미지를 가공하며, 또 SNS에 업로드하기도 한다. 나는 일반적인 마케터처럼 직접 ‘판매’를 하지 않는다. 다만 ‘판매’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소통방식을 콘텐츠로 시도하고 있다. 나는 Finda의 콘텐츠 마케터다. 

 

 

내가 콘텐츠, 정확하게는 콘텐츠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약 1년 전, 스페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는 스페인의 발렌시아(Valencia)라는 도시에서 지금처럼 글을 쓰고 있었다. 내 개인 블로그에  그곳의 삶을 이야기하는 건, 스페인 생활의 즐거움 중 하나였다. 해안도시인 발렌시아는 이맘 때 쯤부터 날씨가 서서히 더워져 7~8월에는 40도까지 올라간다. 나는 더위를 피해, 집에서 약 2분 거리에 있었던 카페를 매일같이 찾았다. 다른 카페에 비해 약 0.2유로씩 비싼 편이었음에도 내가 그곳의 단골이 되었던 이유는, 종업원 언니가 커피와 함께 건네주던 짧은 쪽지 때문이었다. 그녀는 모든 손님에게, 티슈에 짧은 인사말을 적어 커피나 맥주와 함께 건네주곤 했다. 그녀의 인사말은 ‘Qué guapa hoy! (오늘 참 멋지다!)’ 와 같은 단순한 것이었지만, 분명히 그녀의 정성이 담긴 감동이 있었다. 

 

 

늘 사람들로 북적였던 그 곳.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한) 단 한 번도 광고를 한 적이 없었다. 주변의 다른 카페들은 문 앞에 그들이 판매하는 음식과 음료의 이름, 가격 등을 큼지막하게 써 붙였지만, 그저 페인트칠 된 칠판 광고판에, 재미있는 인사말들을 적어둔게 다였다. 소비자들은 음료나 음식에 대한 정보가 아닌, 광고판에 적혀 있는 인사말을 보고 카페 안으로 들어섰고, 그녀가 적어주던 쪽지에 감동받아, 다시 한번 그곳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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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잊지 못할 Rawffee! ‘Qué guapa hoy! (오늘 참 멋지다!)’

 

 

그 카페에서 그녀가 팔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콘텐츠로 사람을 유혹할 뿐이었다. 

이와 같은 유혹작전(?)은 오늘날 여러 기업들이 택하고 있는 차별화 전략이란 생각이 들었다. 과거, 기업의 차별화 전략은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거나 가격을 낮추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상품 간의 차별성이 뚜렷하게 드러나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찾은 돌파구는 메세지의 차별화 즉, 콘텐츠의 차별화였다.

 

 

기업들이 차별화하는 콘텐츠란, 단순히 정보성 글이나 사진 등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문학이나 언어학에서 콘텐츠의 정의를 정확하게 내리지 못하는 것처럼, 오늘날의 콘텐츠가 의미하는 것 역시 다양하다. 기업의 상업적 콘텐츠는 글이나 사진, 영상 등을 포함해서 특정한 공간에서만 느껴지는 분위기, 브랜드, 기업의 가치 등을 모두 내포한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유혹하는 콘텐츠는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원하는 일종의 가치적인 것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단순히 커피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음료를 마시며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를 원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길 원하는 사람일지라도, 완벽하게 독립되고 배제된 채 고독을 즐기기보다는, 적당한 경계를 유지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의 존재를 느끼고 싶어 한다. 발렌시아의 그 종업원 언니가 건네주던 그 쪽지는 정확하게 그 역할을 수행했다. 고객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그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이렇게 그녀의 쪽지라는 콘텐츠는 소비자들의 감정적 니즈를 만족시켰다.

 

또 다른 예로, 14년 만에 부활한 종로서적이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독립서점을 꼽아볼 수 있다. 그곳은 기존의 대형서점과는 분명히 다른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한다. 주제별로 빼곡하게 배열된 책 대신, 큰 책상과 편안한 의자 그리고 커피가 고객들을 반긴다. 꼭 서점 같기도 하고, 카페 같기도 한 그곳은 편안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감성적 니즈를 반영시킨 곳이다. 바쁘게 책을 고르고, 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책을 훑어보아야만 했던 기존의 서점들과는 다른 콘텐츠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가구를 팔지 말고, 공간을 팔라”고 말했던 한샘의 최양하 회장의 이야기가 크게 와 닿는 시점이다. 결국, 콘텐츠가 담아야 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업의 본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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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서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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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위트앤시니컬 @한남

 

 

 

본질을 담은 좋은 콘텐츠 옆에는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다. 좋은 신문과 잡지는 많은 구독자를 가지고 있으며, ‘언론’이라는 본질적 업을 수행하는 뉴스의 시청률이 눈에 띄게 높다. 또한 소비자들의 감성적 니즈를 충족시키는 공간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결과적으로 중요한 것은, 콘텐츠가 얼마나 ‘업의 본질’을 잘 담았는가, 그리하여 소비자들을 잘 만족시키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런 고민은 마케터로서 내가 해야 하는 일과 연결되었다. Finda는 금융 상품 비교 추천 플랫폼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개인에게 맞는 상품들을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이다. 이러한 기업에서 콘텐츠 마케터로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은, Finda의 본질적 업과 고객들의 진정한 니즈를 찾아서, 그것을 콘텐츠로 녹여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입사 이후, 팀원들과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찾은 이 공통점은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정보의 비대칭성 해결’이었다.

 

 

오늘날, 자산가 및 기업에 집중된 금융시스템으로 인해 많은 소비자는 금융 상품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 중, Finda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접근하기 어려운 금융정보에 대한 제공이었고,  나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금융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다. 

 

 

물론 고민의 순간들마다 고객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지는 못하기도 했다. 일례로 친구의 고민을 실제로 듣고 만들었던 콘텐츠가 고객들에게는 단순한 회사 홍보물로 비춰져, 많은 욕(?)을 먹기도 했다. 이러한 일이 있을 때 마다 내가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반성했다. 콘텐츠를 쓰는 그 과정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작성한 콘텐츠를 6~7번 갈아 엎은 적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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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가 많아서 행복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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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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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매일 같이 쓴다.. 의지의 한승아…☆

 

 

 

가끔 나를 덮쳐오는 여러 고민과 부담들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것은 나는 콘텐츠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이를 기획하고, 고민하며 고객과 소통하는 모든 과정이 내게는 하나의 즐거움이라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많은 고민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써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니즈와, 업의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나의 콘텐츠가 금융이 필요한 사람들을 유혹하는 그런 매력적인 콘텐츠가 되기를 바라며. 이만, 아디오스~!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적 인간 

Finda의 마케터, 한승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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