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핀테크죠] 소액투자자도 전문적인 자산관리를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이다. 똑같은 수익률이더라도 100만원에 대한 수익률 10%와 10억에 대한 수익률 10%는 천지차이다. 하지만 돈이 돈을 벌게 하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자산을 불릴 수 있게 도와주는 전문적인 자산관리를 받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 자금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일반 월급쟁이 직장인이 아무리 월급을 열심히 모은다고 해도 10년이 걸려야 1억원을 겨우 모을 수 있을까 말까다. 하지만 이 1억원으로는 자산관리를 받기 위해 은행이나 증권사를 찾아가도 헛걸음하기 십상이다.

 

은행에서는 자산관리를 위한 수수료나 인건비 등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아무래도 고액 자산가들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빈부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전문 관리를 통해 더욱더 부유해지고, 돈이 부족한 사람은 전문적인 관리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더 이상 자산이 불어나지 않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 자산관리의 대중화

 

자산관리 수수료와 인건비를 줄여 적은 투자자금을 가진 사람들도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금융권에서 등장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 대신 로봇이 투자자 성향에 맞게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 설정, 자동 매매 등을 통해 전문적으로 자산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다.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가 사람에서 로봇으로 변한 것에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로봇이 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약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알고리즘을 설정하면 투자자수가 많아지더라도 사람이 직접 자산관리를 해주는 것보다 운용비용이 늘어나지 않는다.

 

 

로봇

즉, 로보어드바이저 금융사들은 기존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투자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투자자금이 많지 않은 소액투자자들도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흔히 국내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사람의 심리상태를 배제하고 데이터 기반의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는 부분도 있다. 이 때문에 사람과 로봇의 투자수익률을 비교해 로봇의 수익률이 높지 않다고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의 강점은 앞서 언급했듯이 저렴한 수수료다. 저렴한 수수료는 자산관리에 관한 서비스를 최대한 자동화하는 것과 함께, 투자자들이 굳이 오프라인 금융사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투자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내세우는 가치도 자산관리의 대중화다. 일부 부유층만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미 로보어드바이저가 어느정도 자리잡은 미국에서는 최소투자금액을 낮추기도 했다. 대표적인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웰스프런트(Wealthfront)는 최소투자금액을 5000달러에서 작년에 500달러로 내렸으며 베터먼트는 투자금액 기준이 아예 없다.

 

 

 

 

 

아직 국내에서는 걸음마 단계

 

지난해 언론을 중심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주목을 받았다. 당장이라도 누구나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운용되는 자금이 약 2000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AK커니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약 354조원으로 미국 시장에 비해 국내 시장은 턱없이 작은 규모다.

 

생각보다 성장이 더딘 이유는 국내에 로보어드바이저가 등장한 것이 이제 겨우 2~3년 밖에 안된 이유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든 상황인 것도 주요한 원인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강점은 저렴한 수수료이며, 이는 대부분을 자동화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투자자가 전문가에게 투자자문을 받고 투자자의 돈을 자문사가 알아서 굴리도록 맡기겠다는 계약을 하는 것까지 모두 사람의 손을 최소화해야 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 투자자가 자문사에게 투자자금을 알아서 굴리도록 맡기겠다는 계약이 ‘투자일임’ 계약이며 이는 현재 국내 법상 비대면은 허용이 되지 않는다.

 

투자자문의 수수료가 보통 판매사가 60%, 운용사가 40%인데, 투자일임 비대면 비허용으로는 판매사 수수료의 60%를 줄일 수 없는 셈이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에서도 투자 일임 비대면 계약은 가능하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국내 투자자들에게 다가가기 보다 해외로 더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국내에도 자산관리의 대중화가 하루빨리 현실화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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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에서 취재를 하고 글을 썼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유미

이유미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에서 취재를 하고 글을 썼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