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시름시름하는 미국 경제…트럼프는 왜 마이너스 금리를 외칠까?

코로나에 시름시름하는 미국 경제…트럼프는 왜 마이너스 금리를 외칠까?

 

코로나 19가 전 세계를 덮쳤다. 세계 경제 활동도 계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1위인 미국 경제가 특히 심상치 않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5월27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지역에서 경제 활동이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코로나

극심한 실업난에 경기회복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출처: 셔터스톡

 

 

코로나19에 시름하는 미국 경제

 

일단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미국의 2020년 1분기 성장률은 코로나 충격으로 당초 발표보다 더 떨어졌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대비 –5%를 기록했다고 5월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잠정치로 지난달 29일 발표된 속보치(-4.8%)보다 0.2%포인트 낮다. 미국의 분기 성장률은 2020년 1분기 들어서 코로나 19의 충격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19년 4분기 2.1%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2020년 2분기(4월~6월)에는 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문제도 골칫거리다. 경제 활동이 둔화되고 요식업 등 서비스업종이 타격을 입으면서 일자리도 같이 증발했다. 미 노동부는 5월 17일~2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2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10주 동안 미국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4000만명을 넘어섰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수 백만 건이 된 건 미국 노동부가 이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노동시장에 본격적인 충격을 미치기 전인 2020년 3월 초까지만 해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22만건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최고기록은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2년 10월의 69만5000건이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65만건까지 늘었다.

 

 

미국연방준비제도

미국연방준비제도 /출저 셔터스톡

 

 

트럼프는 마이너스 금리 VS 연준은 ‘신중’

 

이렇게 경제가 급랭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마이너스 금리’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 경제 반등’이다.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이나 기업은 더 낮은 비용에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된다. 이렇게만 보면 마이너스 금리는 소비를 늘려 경기침체를 막을 방안처럼 보인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경제를 반등시켜 2020년 11월 있을 선거에서 ‘표심’을 잡고 싶은 것이다.

 

또 하나.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 19로 미국 재정 적자를 역대 최대 규모로 늘렸다. 이런 상황이니 금리를 더 내린 마이너스 금리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런 배경 속에 트럼프는 연준에 ‘마이너스 금리’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은 마이너스 금리에 회의적이다. 은행 수익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고 금융 시스템 전반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기준금리를 제로 이하로 내리는 방안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트럼프의 계속된 압박에 마냥 손을 놓을 수도 없다. 그래서 미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썼던 많은 카드를 후보로 놓고 고민하고 있다.

 

위기 탈출용 카드로 지목된 것 중 하나가 수익률 곡선 제어(Yield Curve Control·YCC) 정책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5월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연준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적이 있는 ‘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을 도입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정책은 중앙은행이 장기금리에 일정한 목표치를 두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채권을 사들이거나 파는 것이다.

 

미 연준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국채를 너무 많이 찍어냈다. 국채가 시장에 많이 풀리면 시장 금리는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그래서 미 연준은 너무 오른 금리를 낮추기 위해 1942년~1947년까지 금리 목표치를 정해 국채를 매입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그 뒤 70여년간은 이 정책을 채택한 경우는 없다.

 

벤 버냉키와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 등도 경기 침체 상황에서 YCC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각국 주요 중앙은행 중에는 2016년 일본 중앙은행(BOJ)이 이 정책을 도입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도 이 카드를 썼다.

 

한은, 28일 기준 금리 0.75%→0.5%로

 

미국 금리 정책은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은행은 5월 28일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는 이로써 연 0.75%에서 0.50%로 낮아졌다.

 

앞서 한은은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1.25%→0.75%)하면서 사상 첫 0%대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또 다시 인하한 것이다. 이로써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의 격차는 0.25∼0.5%포인트로 좁혀졌다.

 

한은이 금리를 인하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과 내수 부진, 미국·중국 등 주요국 성장률 둔화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를 한 것이다.

 

지난 4월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2019년 같은 달보다 24.3% 감소한 369억2000만달러였다. 이는 2016년 2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이. 수출 부진에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 급감 등의 영향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 자체도 뒷걸음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0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2%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실제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된다면 22년 만에 첫 역성장이다.

 

여기에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5월 22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2020년 경제 성장률 목표 수치를 아예 제시하지 못하면서 먹구름을 드리웠다.

 

하지만 한은도 미 연준과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금리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 하한 수준에 상당히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외국인의 급격한 자본 유출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내릴 수 있는 최대한도로 금리를 다 내렸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현실적으로 금리를 더 이상 내릴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도 앞서 미국 연준이 고려하고 있는 수익률 곡선 제어 등 비전통적 정책 수단을 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모든 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금융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XingFu / 기자
첫 직장은 제조업체였다. 국내 유력 경제신문 입사 후 증권부, 금융부, 국제부 등을 거쳤다. 현재 종합일간지에서 경제와 국제 이슈를 다루는 일을 하고 있다. 학부에선 어문학을, 대학원에서는 경제학을 배웠다. 경제를 잘 알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어려운 경제, 금융 뉴스를 가능한 알기 쉽게 풀어가기 위해 오늘도 열일 중이다.
XingFu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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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은 제조업체였다. 국내 유력 경제신문 입사 후 증권부, 금융부, 국제부 등을 거쳤다. 현재 종합일간지에서 경제와 국제 이슈를 다루는 일을 하고 있다. 학부에선 어문학을, 대학원에서는 경제학을 배웠다. 경제를 잘 알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어려운 경제, 금융 뉴스를 가능한 알기 쉽게 풀어가기 위해 오늘도 열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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